미슐랭 쉐프가 만드는 오사카 라멘맛집


화려한 키타신치의 밤을 비추는 특별한 라멘 한 그릇
오사카의 밤거리를 걷다 보면 지역마다 참 다른 색깔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느끼게 됩니다.
그중에서도 키타신치(北新地)는 오사카 내에서도 고급스러운 술집과 고급 레스토랑이 밀집해 있는,
조금은 어른스러운 분위기가 물씬 풍기는 동네입니다.
오사카시내에서도 객단가가 가장 높은 동네중 하나입니다.
서울의 청담, 신사동을 생각하시면 됩니다.
사실 처음 이곳을 방문했을 때는 조금 긴장하기도 했습니다.
음, 그런데 이 화려한 거리의 골목 한구석에, 정말 보석 같은 라멘집이 숨어 있다는 사실을 알고 계시는가요?
오늘 제가 소개해 드릴 곳은 바로 '노구치 타로 라멘 키타신치 본점'입니다.
이곳은 이름부터가 심상치 않습니다. 오사카에서 미슐랭 1스타를 받은 유명한 갓포 요리점인 '노구치 타로'의 오너 셰프가 본인의 이름을 걸고 만든 라멘집이기 때문입니다. 사실 처음 이 소식을 들었을 때 저는 조금 의아했습니다.
"고급 요리를 하시는 분이 왜 라멘을?"이라는 의문이 들었거든요.
하지만 직접 가서 그 맛을 보고 나니, 그건 제 짧은 생각이었습니다.
오히려 그 섬세한 요리 실력이 라멘이라는 그릇 안에 완벽하게 응축되어 있다는 느낌을 받았기 때문입니다.
기타신치의 밤은 깊어갈수록 화려해지지만, 이 집의 라멘은 그 화려함 속에서도 차분하고 깊이 있는 위로를 전해줍니다.
조개 육수의 마법, 입안 가득 퍼지는 바다의 감칠맛
보통 일본 라멘이라고 하면 진한 돈코츠(돼지 뼈) 육수를 먼저 떠올리시겠지만, 이곳의 주인공은 단연 '조개 육수'입니다.
메뉴판을 보면 '타로 라멘'이라는 시그니처 메뉴가 있는데, 조개와 닭, 그리고 돼지를 황금 비율로 섞어 만든 육수가 정말 일품입니다. 아, 그런데 단순히 섞었다는 표현으로는 부족합니다. 첫 숟가락을 뜨는 순간, 입안 전체를 감싸는 조개의 시원함과 뒤이어 오는 육류의 묵직한 풍미가 정말이지 절묘하게 어우러집니다.
특히 국물 속에 숨어 있는 훈연의 향이 참 인기가 많습니다. 고기를 구울 때 나는 그 은은한 불향이 국물 전체에 배어 있어, 한 입 먹을 때마다 코끝을 간지럽히는 느낌이 정말 정말 좋습니다.
솔직히 말씀드리면, 저는 원래 국물을 끝까지 다 마시는 편이 아닌데 이곳에서는 저도 모르게 그릇 바닥을 보이고 말았습니다.
이게 참 설명하기 묘한데, 자극적이지 않으면서도 계속해서 손이 가는 중독성이 있습니다.
방문객들의 리뷰를 봐도 "인생 라멘을 만났다"거나 "국물 한 방울도 남길 수 없다"는 이야기가 많은데,
직접 경험해 보시면 그 이유를 금방 알 수 있으실 겁니다.
조개의 감칠맛이 이토록 깊을 수 있다는 사실에 여러분도 아마 저처럼 깜짝 놀라실지도 모릅니다.
여러분들이 많이가시는 인류의 라멘보다, 조금 더 다이닝스러운 라멘스타일입니다.
기타신치다운 고급스러운 공간
라멘을 마주했을 때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것은 고명의 아름다움입니다.
보통 차슈 한두 장 올라가 있는 일반적인 라멘과는 확실히 차원이 다릅니다.
특히 노구치 타로의 시그니처라고 할 수 있는 '얼굴 모양이 새겨진 어묵(사츠마아게)'은 먹기 아까울 정도로 귀엽고 독특합니다.
이 어묵 하나에도 정성이 가득 담겨 있어서, 씹을 때마다 느껴지는 탄력과 고소함이 라멘의 식감을 더욱 다채롭게 만들어 줍니다.
또한, 얇게 저며진 차슈는 입에 넣는 순간 사르르 녹아내릴 정도로 부드럽습니다.
아, 그리고 이곳의 특징 중 하나가 바로 '트러플 오일'이나 '후추'를 활용한 맛의 변화입니다.
처음에 국물 본연의 맛을 즐기다가 중간에 트러플 향을 가미하면, 갑자기 라멘이 프랑스 요리 같은 세련된 맛으로 변신합니다.
이런 디테일이야말로 미슐랭 셰프가 만든 라멘이라는 것을 증명해 주는 대목이라고 생각합니다.
가게 내부 역시 라멘집이라기보다는 고급 바(Bar)에 온 것 같은 느낌을 줍니다.
은은한 조명 아래 정갈하게 정돈된 카운터 좌석에 앉아 있으면, 라멘 한 그릇을 먹는 행위 자체가 하나의 특별한 미식 경험이 됩니다. 공간이 주는 무게감이 맛을 더욱 돋보이게 해 주는 셈이죠.
혼자 방문해도 전혀 어색하지 않고, 오히려 그 차분한 분위기를 온전히 즐길 수 있어 참 좋았습니다.
마음을 담은 마무리
현지인들에게 이곳은 술자리를 마친 후 마지막을 장식하는 '시메 라멘(마무리 라멘)'의 성지로 통하기도 합니다.
그래서 늦은 밤까지 영업을 한다는 장점이 있죠. 하지만 저는 개인적으로 조금 이른 시간에 방문하여 라멘 한 그릇에 오롯이 집중해 보시는 것을 추천해 드립니다. 줄을 서는 경우가 많긴 하지만, 그 기다림조차 즐거움으로 변할 만큼 충분한 보상을 주는 곳이니까요. 또한, 한정판 메뉴로 나오는 미소 라멘이나 츠케멘도 굉장히 수준이 높아서,
한 번 방문하신 분들은 반드시 재방문하게 되는 마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글을 쓰다 보니 그날 먹었던 국물의 따뜻함이 다시 생각납니다.
그리고 라멘전문 블로거가 방문후 "최근 10년동안 간 라멘집중 가장 깨끗한곳"이라고 평했습니다.
직접 방문해보시면 진짜 어지가한 가정집 주방보다 깨끗할겁니다.
일본내에서도 라멘집이 육수와 기름기가 많아, 한국 중국집처럼, 엄청 깨끗한 식당의 이미지는 아닙니다.
오사카에는 맛있는 것이 정말 많지만, 기타신치라는 특별한 동네에서 맛보는 이 정성 가득한 라멘 한 그릇은 여러분의 여행을 더욱 특별하게 만들어 줄 것입니다. "진짜 맛있는 음식은 마음을 움직인다"라는 말이 있는데,
노구치 타로 라멘이 딱 그런 느낌입니다. 세련된 감각과 깊은 전통의 맛이 공존하는 이곳에서 여러분도 인생 라멘을 꼭 만나보셨으면 좋겠습니다. 화려한 도시의 소음에서 잠시 벗어나, 깊고 진한 육수 한 모금에 하루의 피로를 녹여보시는 건 어떨까요?
오사카 로컬들이 왜 이곳을 그토록 아끼는지, 여러분도 첫 한 입에 바로 이해하시게 될 것입니다.
노구치타로라멘 키타신치본점
영업시간 : 점심(11:00 - 15:00), 저녁 (17:00 - 01:30)
결제 : 신용카드, 현금 모두 가능
브레이크 타임이 있으니, 방문전 시간체크 꼭 확인.
일요일휴무, 국경일 휴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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